칭찬 스티커를 주면 아이가 더 즐겁게 공부할까요? 보상이 늘 같은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에요. 원래 좋아하던 활동인지, 보상을 미리 약속했는지에 따라 연구 결과도 달랐어요. 칭찬과 보상을 생각할 때 살펴볼 조건을 대표적인 실험에서 찾아볼게요.

1973년, 마커와 상장 실험

미국의 심리학자 마크 레퍼(Mark Lepper), 데이비드 그린(David Greene), 리처드 니스벳(Richard Nisbett)은 1973년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를 발표했어요. 원논문에는 실험 참여자가 55명이며, 이후 관찰 자료가 없는 4명을 제외한 최종 분석 대상은 51명이라고 적혀 있어요. 실험에 참여한 아이들은 평소 자유 놀이 시간에 마커로 그림 그리기를 즐겨 하던 아이들이었어요.

연구진은 아이들을 세 집단으로 나눴어요.

  1. 보상 예고 집단: 그림을 그리면 '굿 플레이어상(Good Player Award)' 상장을 받을 것이라고 미리 들었어요.
  2. 예고 없는 보상 집단: 같은 상장을 받았지만, 그림을 그리기 전에는 알지 못했어요.
  3. 보상 없는 집단: 상장 없이 그림만 그렸어요.

1~2주 뒤 연구진은 자유 놀이 시간에 아이들이 마커를 얼마나 쓰는지 다시 관찰했어요. 보상을 미리 예고받은 집단은 다른 두 집단보다 스스로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뚜렷하게 줄었어요. 같은 상장을 받았더라도 예고 없이 받은 아이들에게서는 이런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어요. 원래 좋아서 하던 활동에 예고된 보상이 붙자, 보상이 사라진 뒤 그 활동에 대한 자발적인 관심이 줄어든 거예요. 이 현상은 이후 '과잉 정당화 효과'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어요.

128개 실험이 보여 준 것

이 주제는 이후 수많은 실험으로 이어졌어요. 심리학자 에드워드 데시(Edward Deci), 리처드 코스트너(Richard Koestner), 리처드 라이언(Richard Ryan)은 1999년 「심리학 회보(Psychological Bulletin)」에 128개 실험을 종합한 메타분석을 발표했어요.

분석에서는 활동에 참여하거나 과제를 마치거나 일정한 성과를 냈을 때 주는 보상이, 이후 스스로 그 활동을 선택하는 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타났어요. 미리 예고한 보상과 물질적인 보상도 같은 경향이었어요. 긍정적인 말로 하는 피드백은 대학생에게서 자발적인 참여를 늘렸지만, 어린이에게서는 그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어요. 물질적인 보상의 부정적인 영향도 어린이에게 더 컸고요. 다만 다른 연구진이 분석 방법에 반론을 제기하는 등, 결과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이후에도 논쟁이 이어졌어요.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

데시와 라이언은 1970년대부터 이어진 보상 연구를 바탕으로 1985년 저서에서 '자기결정성 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을 체계화했어요. 이 이론은 동기를 활동 자체가 즐거워서 하는 '내재적 동기'와, 보상이나 칭찬, 처벌 회피처럼 활동 밖의 결과 때문에 하는 '외재적 동기'로 나눠요.

자기결정성 이론은 사람에게 세 가지 기본 심리 욕구가 있다고 설명해요.

  • 자율성(autonomy):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한다고 느끼는 것
  • 유능감(competence): 자신이 해낼 수 있다고 느끼는 것
  • 관계성(relatedness): 다른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것

이 이론은 스스로 선택한다는 느낌, 해낼 수 있다는 느낌, 다른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동기와 관련된다고 설명해요. 보상을 받기 위해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고 느끼면, 스스로 선택한다는 느낌이 약해질 수 있다는 거예요.

외재적 동기에도 다른 형태가 있어요

라이언과 데시의 2000년 논문은 외재적 동기를 모두 같은 것으로 보지 않아요. 다른 사람의 요구나 보상 때문에 행동하는 경우와, 활동의 가치를 스스로 받아들여 행동하는 경우를 구별해요. 논문은 자신이 선택한 진로에 도움이 된다는 가치를 이해해 숙제를 하는 학생과, 부모의 통제 때문에 숙제하는 학생을 예로 들어요. 두 경우 모두 과제 자체의 재미가 목적은 아니지만, 행동을 얼마나 자율적으로 받아들이는지는 다를 수 있다는 설명이에요.

그래서 활동이 재미있어서 하는 동기와 활동 밖의 결과를 바라고 하는 동기를 단순히 좋고 나쁜 것으로 나누기는 어려워요. 재미없던 일도 그 가치를 이해하고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요. 앞의 마커 실험은 이미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아이들에게 상장을 약속한 상황이었어요. 모든 아이와 모든 과목의 보상에 같은 결론을 적용하기보다, 보상의 종류와 예고 여부, 아이의 나이, 연구가 동기를 측정한 방법을 함께 봐야 해요.

외국어 교실의 불안

외국어 수업의 불안을 다룬 연구도 함께 볼게요. 일레인 호르위츠(Elaine Horwitz) 등은 1986년 논문에서 외국어 수업의 불안을 일반적인 불안과 구분했어요. 외국어 수업에서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 어떤 믿음과 감정을 느끼고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함께 얽혀 있다는 설명이에요.

호르위츠 등은 외국어 교실 불안과 관련된 불안으로 세 가지를 들었어요.

  • 의사소통에 대한 두려움: 다른 사람과 말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느끼는 긴장
  • 시험 불안: 평가 상황에서 실패를 걱정하는 불안
  •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다른 사람이 자신을 부정적으로 볼까 걱정하는 불안

연구진은 이 불안을 측정하는 33문항의 '외국어 교실 불안 척도(FLCAS)'도 함께 내놨고, 이 척도는 이후 여러 나라의 외국어 불안 연구에서 쓰였어요. 언어학자 스티븐 크라센(Stephen Krashen)이 1982년 제시한 '정의적 여과(affective filter)' 가설도 같은 맥락에 있어요. 불안이 높거나 동기와 자신감이 낮으면 정서적 여과가 높아져, 이해한 입력이 습득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주장이에요.

칭찬 스티커를 쓸지 말지보다 먼저 살펴볼 것은 아이가 그 활동과 보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예요. 원래 좋아하던 활동인지, 보상이 약속되어 있었는지, 틀리거나 평가받는 일이 부담스럽지는 않은지요. 연구도 이런 조건을 나누어 살펴왔어요. 한 가지 보상 방법으로 모든 아이의 마음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보상이 놓인 상황을 더 구체적으로 볼 수는 있어요.

참고 자료

이 글의 이미지는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AI로 제작한 설명용 이미지입니다.